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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세상은 전문가가 바꾼다

wizmusa 2011.04.29 22:09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쓴 글을 옮겨 왔습니다.
 

낙서장(비공개) | 2007-09-0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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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심하게도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려 병원에 갔습니다. 몇 분간의 관찰을 끝낸 후 의사는 가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얘기했습니다. 통증의 이유는 걸렸던 가시가 이미 빠져 나간 자리의 상처에서 오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다다음날, 여전히 목이 아팠기에 다른 병원에 갔습니다. 앞서와 동일한 과정을 거친 후 의사는 역시 앞서와 동일한 얘기를 했습니다. 가시는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요. 아픔으로 인해 순순히 납득하기 힘들었던 저는 삼 일째에 접어든 고통에 대해 재차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소염제 처방을 일단 내렸고 저는 그냥 일어서야 했지요.

 "잠깐만요. 내시경으로 다시 봅시다."

 일어서던 저를 붙잡아 세운 의사는 얼마간의 노력 끝에 제 목의 가시를 발견해 냈고 빼냈습니다. 가시가 빠졌음은 한결 개운해진 목 상태로 금새 알았지요. 의사가 보여준 가시를 보니 2cm가 안 되는 길이였는데 1mm 정도 깊이로 박혀 있었다고 합니다.

 "이젠 약을 쓸 필요도 없어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셨던 자리보다 훨씬 아래에 가시가 있었어요."
 "예..."

 병원을 나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다 어떤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두 번째 의사의 재시도가 아니었다면 전 아직까지도 끙끙대고 있었을 겁니다. 물론 죽을 정도의 고통은 아니었지만 일상생활에는 충분히 지장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며칠 더 고생하다 보면 다른 음식을 먹다가 저절로 빠졌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고통을 며칠씩 더 겪고 싶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의사가 허준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수준의 시술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내시경으로 보고 핀셋으로 집어낸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제가 다치지 않게 하면서) 그러나 옆집 회사원 아저씨가 해줄 만한 일은 못되지요. 전문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만난 전문가는 둘이었지만 치료해준 사람은 하나였습니다. 그 둘의 차이는 업무여건일 수도, 마음가짐일 수도, 센스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전문가 자격을 갖추는 데에 있어서의 차이는 작다는 점입니다.

 거창하게 프로 의식이나 장인정신의 실천을 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전문 분야에 작은 노력을 더 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는 행복해질 사람이 많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노력에 있어 그 크기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

 전문가의 자격 기준에서 학벌은 제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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